"대지진 전조?" 멕시코서 4m 거대 산갈치 포획돼

입력 2022-10-12 18:23
수정 2022-10-12 18:24

지진 전조 현상이라는 속설로 알려진 초대형 산갈치가 멕시코에서 포획돼 지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따.

1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 멕시코 시날로아주 해안에서 약 4m 길이의 산갈치가 포획됐다.

산갈치과 리본이악어(학명 레갈레쿠스 글레스네, Regalecus glesne)는 평균 10m 길이까지 성장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경골어류다. 해당 어류는 200~1000m 깊이에서 서식하는 심해어다.

앞서 지난 7월 칠레 북부 아리카에서는 약 5m 길이의 산갈치가 포획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지진이 임박했다는 전조 현상으로 보고 있다. 칠레와 멕시코는 지진 활동이 활발해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기 떄문이다.

실제 지난 2020년 7월 알래스카에선 산갈치가 발견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강도 7.8 지진이 발생했고, 같은 해 멕시코에서도 산갈치가 나타난 후 열흘 만에 강도 7.5 지진이 났따.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일으킨 동일본 대지진 이전에도 일본에서 산갈치가 다수 발견된 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일명 ‘류구노쓰카이’로 불리는 갈치가 지진과 쓰나미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용궁에서 올라온다는 이야기가 전승된다.

한편, 이러한 속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2019년 일본 오리하라 요시아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까지 발생한 221차례의 규모 큰 지진을 분석한 결과, 심해어(산갈치·사케가시라 등) 출현 30일 이내에 반경 100㎞ 이내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한 번 뿐이었다.

대신 전문가들은 산갈치가 해안에서 발견되는 이유를 ‘먹이를 찾으러 해수면까지 왔다가 파도에 해안으로 휩쓸려 나온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재선 경동대 해양심층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심해어가 피부에 있는 박테리아를 제거하거나 심해에는 부족한 먹이를 찾기 위해, 또는 일광욕을 위해 표층에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