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7대 제강사…수년간 철근 담합 의혹

입력 2022-10-12 17:39
수정 2022-10-13 00:40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7대 제강사가 철근 입찰에서 낙찰 물량 등을 수년간 담합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강제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12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의 본사·서울 지사, 관계자 10여 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2018년 조달청이 정기적으로 발주한 철근 연간 단가계약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물량을 배분하고 입찰 가격을 합의한 제강사 7곳과 압연사 4곳 등 11개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256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 규모는 발주 금액 기준 약 5조5000억원으로 조달청 관급입찰 사상 가장 큰 규모다.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하고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7개 제강사 법인과 전·현직 직원 9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입찰 공고가 나면 제강사 입찰 담당자들이 우선 만나 물량 배분을 협의했고, 조달청에 가격자료를 제출하는 날에는 나머지 압연사 입찰 담당자들과 만나 낙찰 물량을 정했다. 입찰 당일에는 대전역 인근 식당에서 배분 물량과 투찰 가격을 점검했고, 투찰 예행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총 28건의 입찰에서 탈락 업체가 한 번도 생기지 않았고, 투찰률(예정가격에 대한 낙찰금액 비율)은 대부분 99.95%를 넘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