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웃도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2일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에서 연 3%로 0.5%포인트(p) 인상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한 것으로, 기준금리가 연 3%대로 올라선 건 2012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
금통위는 금리 결정 직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소비가 회복 흐름을 이어갔지만 수출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되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소비자물가에 대해선 환율 상승 영향 등이 추가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5.2% 및 3.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크다고 봤다.
한편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 중 상시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 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의 기존 대출취급분에 대한 대출 금리는 만기까지 연 0.25%로 유지할 계획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