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전 차종 무선 업데이트 기본 적용-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중심으로 모빌리티 및 로지스틱스 사업 진출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Unlock the Software Age)' 온라인 행사를 열고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로 전환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온라인을 통해 소프트웨어 기반의 지속 진화하는 자동차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그룹은 차세대 플랫폼과 통합 제어기,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 무선(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그룹은 2023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도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개발하며, 소비자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Feature on Demand) 서비스를 내년 일부 제품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추교웅 부사장은 "OTA를 적용하면 차를 구입한 이후에도 기능과 성능의 업데이트가 가능해 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고 똑똑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OTA는 향후 새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도 반영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eM은 모든 전기 승용차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기존 대비 50% 이상 개선된다. 또,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 및 무선 업데이트 기본화 등을 목표로 한다. eS는 스케이트보드 구조로 개발해 배달·배송과 차량호출 등 기업 간 거래(B2B)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두 플랫폼은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를 바탕으로 한다. IMA는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 및 모듈화한 개발 체계다. 현대차그룹은 각 전기차 제품마다 개별 적용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제어기를 인포테인먼트,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전자·편의, 주행성능의 4개 영역으로 각각 통합시킨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Domain Centralized Architecture)를 준비하고, 제어기 수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통합 제어기는 다양한 차급과 국가별로 최적화된 지역 전략 제품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으며 차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성능을 개선하는 작업도 쉽게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통합 제어기에 최적화한 고사양의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ccOS는 모든 제어기에 공용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고도의 컴퓨팅 파워를 통해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AI 컴퓨팅 선도 기업인 엔비디아(NVIDIA)와 협업해 고성능 정보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 하드웨어를 ccOS에 탑재했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전무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말 2세대 통합 제어기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인 고속도로 자율주행(Highway Driving Pilot) 시스템을 공개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의 원격 자율주차(Remote Parking Pilot)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설계, 생산, 판매, 운행, 중고 거래 등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생성되는 데이터를 서로 결합 및 가공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한다. 현대차그룹 ICT혁신본부장 진은숙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데이터 플랫폼은 단순히 자동차의 주행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의 모든 라이프 사이클과 연결하는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다양한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SDV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세계의 현대차그룹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가 올해 말 기준 1,000만대에서 2025년 2,0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커넥티드 카가 생성하는 빅데이터를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구독 등 소비자마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차 생애주기 전반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정보를 서로 연결하고 가공해 서비스를 창출하는 한편, 물류, 쇼핑, 레저, 숙박 등 다양한 이종 산업과도 제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룹은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중심으로 AAM, PBV 등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 진출을 위해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자체 개발한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스마트폰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하며,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oftware Development Kit)를 공개해 다양한 앱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도 조성한다. 모빌리티 디바이스들이 하나의 도시 운영체계 아래에서 서로 연결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도 만들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 체제로 기업 구조를 전환함에 따라 기업의 수익성이 상당 부분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부품 및 모듈 공용화, 설계 효율화, 다양한 서비스 출시 및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추가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상품성 강화, 신사업 발굴 등을 추진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에 총 18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은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고 이동 경험을 새롭게 하도록 차의 개념을 재정의하겠다"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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