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코인베이스와 손 잡고 '암호화폐 결제시스템' 도입

입력 2022-10-12 14:54
수정 2022-10-12 15:12

구글 클라우드가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손을 잡고 내년부터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 인텔과 공동으로 설계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칩도 공개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11일(현지시간) 연례 기술 컨퍼런스인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를 열고 개발자, 기업의 정보기술(IT)팀, 사이버보안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서비스 내용을 공개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내년 초부터 고객들이 암호화폐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미트 자베리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책임자는 "코인베이스 커머스 서비스와 통합으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인프라 서비스가 소수 고객들부터 암호화폐로 결제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더 많은 고객들이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라이트코인 등 10개 암호화폐를 지원한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 가운데 가상화폐 결제를 시작한 것은 구글 클라우드가 처음이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제휴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존 AWS에서 구글 클라우드로 갈아탄다. 짐 미그달 코인베이스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은 "데이터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AWS에서 구글 클라우드로 이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보유한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하는 서비스인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활용할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인텔과 함께 설계한 데이터센터용 칩도 이날 공개됐다. E2000 칩은 중앙처리장치(CPU)에서 네트워킹을 위한 데이터 패키징 작업을 하는 반도체다. 칩을 구성하는 코어 사이로 정보가 샐 수 있지만 E2000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 코어에 대한 보안 경로를 만들어낸다. 이 칩을 사용하면 데이터센터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이전 모델보다 성능이 20% 향상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메인프레임의 디지털 복사본을 만들어 구글 클라우드에서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듀얼 런'도 공개됐다. 팀, 조직, 국경을 넘어서도 민감한 데이터를 사용해 협업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한 '비밀 공간'도 소개됐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가 제공되는 국가가 기존 35개국에서 41개국으로 확대된다. 오스트리아와 그리스 등 6개국이 추가됐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클라우드 산업은 변곡점을 맞았다"며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 디지털 전환은 필수가 됐으며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고, 개방적이고 연결된 생태계는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2분기에 매출 62억7600만달러를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 구글 클라우드의 지난해 매출은 192억달러로 모기업 알파벳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육박한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