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6명이 숨지거나 다친 전북 무주군 단독주택 가스중독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이 보일러 연통에서 가스가 새어 나온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
1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한 데 이어, 기름보일러 연통을 분해해 내부를 들여다봤다.
조사 결과 연통 내부는 장기간 쌓인 타르 성분의 그을음 물질로 가득했다. 이 때문에 주택 외부로 빠져나가야 할 일산화탄소(CO) 일부가 연통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보일러와 연통을 연결하는 금속 재질 접합부가 제대로 결속되지 않은 사실도 발견했다.
경찰은 연통에 있던 유해 가스가 벌어진 이 틈을 통해 주택 내부로 유입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보일러와 연통 사이에 틈이 있어서 가스가 샌 것으로 보인다"며 "보일러가 주택 내부에 설치돼 있었기 때문에 금세 거실과 방으로 일산화탄소가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후 4시 54분께 무주군 무풍면의 한 주택에서 80대 할머니 A 씨와 40대 작은딸, 60대 큰 사위, 40대 작은 사위, 30대 큰 손녀딸 등 5명이 숨져 있는 것을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이 발견했다.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50대 첫째 딸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고 발생 사흘째인 현재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이들 가족은 지난 8일 A 씨 생일을 기념해서 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일은 이번 주였으나 사흘간의 연휴를 맞아 미리 시골집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발견 당시 문과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집 안에는 매캐한 가스가 가득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숨진 이들 몸에서는 모두 일산화탄소 성분이 검출됐으며, 경찰은 강력범죄 가능성 등은 없다고 보고 조만간 사고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