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일 하루에만 22.8원 폭등하며 2년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강화, 영국발 금융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상 가열 등이 달러화 급등을 이끌며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8원 오른 1435.2원에 마감했다. 이날 상승폭은 2020년 3월 19일(40원 상승)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6원 오른 1428.0원에 개장한 뒤 장 내내 상승 흐름을 보이며 1438.1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시장 참가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아시아장에서 113.5까지 올랐다.
미국 고용지표가 견고하게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강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7일(미국 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실업률은 3.5%로 전월의 3.7%에서 하락해, 반세기래 최저를 기록했던 7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면서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불안도 커졌다. 러시아는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거점에 대한 무차별적인 미사일 공습을 진행했다. 이에 주요 7개국(G7) 등 서방국가들은 규탄에 나섰으며 유엔 긴급특별총회도 소집됐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