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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 주가가 11일 대폭 하락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데다 대만과 중국의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11일 대만증시에서 TSMC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6.5(-8.33%)달러 하락한 401.50대만달러에 장을 마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증시에 상장한 이후 사상 최대 낙폭이다. 대만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대만 가권지수도 대장주인 TSMC가 고꾸라지면서 4.35% 급락한 13,106.03에 마감했다.
지난 7일 미 상무부는 중국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대만 증시는 지난 10일 연휴로 11일이 미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첫 증시 개장일이었다.
이날 글로벌 반도체주는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의 여파로 모조리 하락세였다. 블룸버그는 이날 전 세계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에서 총 2400억달러(약 344조원) 이상이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TSMC만큼 낙폭이 큰 기업은 드물었다.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반도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4%, 1.1%씩 떨어졌다. 일본의 도쿄전자는 5.49% 하락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도 2.85% 하락했다.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2.89)과 AMD(-1.1%), 인텔(2.02%)도 낙폭이 크지 않았다.
TSMC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이유는 중국과의 지정학적 긴장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미 CBS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한 TSMC의 창업자 장중머우 전 회장은 “만약 (중국과 대만의) 전쟁이 일어난다면 TSMC 전부가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