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한 과학기술이 기업, 시민, 사회와 만나면 교육 현장을 바꿀 수 있습니다."
SDG(지속가능 발전 목표) 관련 각계 전문가들이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2022 글로벌 ESG 포럼 WITH SDG'에 모였다. 김현주 에누마 코리아 임팩트 사업 디렉터(위 사진)는 'SDG 실현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섹션에서 교육 과학기술과 각 분야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교육 프로그램도 유네스코 등과의 국제 협력과 기술력이 더해져 탄자니아까지 닿을 수 있었다"며 "직원은 단 10명 뿐이었지만 기술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에누마(대표 이수인)는 교육에 정보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만든 엑스프라이즈 재단이 2019년 주최한 글로벌러닝 X프라이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에누마는 현재 유네스크 등과 함께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 교육 빈곤층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케냐 난민촌에 있는 7~14세 아동들에게 태블릿을 이용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중이다.
김 디렉터는 "사회의 각 분야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나가겠다"면서 "교육 기술이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을 보장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부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교육 기술이 어떻게 하면 공평한 교육을 확대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기술의 발달만큼 학생들의 수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교육현장에 대한 연구결과, 테크놀로지가 발달해도 기술을 사용하기가 어려워 교육의 질이 올라가지 않는 경우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며 "교육 앱이나 프로그램이 너무 좋은데도 학생들이 쓰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했다.
그는 실제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들이 교육 빈곤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저조한 이용률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래서 행동경제학적인 통찰력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게임으로 만든다거나, 게임의 랭킹을 제공하는 등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수용하게 할까가 에듀테크의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재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초등교육뿐 아니라 유아교육의 확대 측면에서도 에듀테크 등 과학기술혁신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우 40% 미만만 유아교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교육의 양뿐 아니라 질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프리카의 경우 교육 받는 학생수를 많이 늘렸지만 교육의 질은 그리 개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기술 협력을 통해 교사의 질을 개선한 경험, 교사 양성 시스템을 해외 개발 도상국과 공유하고, 기술 협력과 관련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