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부코핀은행에 79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한다. 부코핀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최근 5년간 누적 적자가 4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이번 자금 투입으로 부코핀은행의 정상화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8조4360억루피아(약 7930억원) 한도로 부코핀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115개 민간은행 중 자산 규모 19위권의 중대형 은행이다. 국민은행은 2018년 신남방 국가 진출을 목표로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사들여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2020년 최대주주(지분 67%)에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관광업 부진으로 소매금융 부실이 커지면서 부코핀은행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에도 부코핀은행의 5600억원 규모 3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만 8100억원에 이른다.
부코핀은행은 올해 상반기 5조루피아 규모의 부실채권을 처리한 데 이어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부실채권(NPL) 비율을 3% 수준까지 낮춰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도 부코핀은행의 재무 개선 노력을 인정해 최근 은행종합건전성등급(RBBR)을 기존 3등급에서 사실상 최고 등급인 2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2등급을 받으면 디지털 뱅킹 서비스 등 신상품 출시가 가능해 부코핀은행의 영업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