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도입 앞두고…은행, 퇴직연금 유치 '총력'

입력 2022-10-11 17:22
수정 2022-10-12 00:51
“이제 퇴직연금도 디폴트옵션을 이용한 장기투자 상품으로 운용해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합니다.”

지난달 22일 하나은행이 기업 내 퇴직연금 실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연 ‘디폴트옵션 라이브 세미나’에서 퇴직연금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한 내용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말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가입자를 위한 2차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이달 도입되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관련 상품 출시를 놓고 은행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기본으로 설정한 운용방법(디폴트)에 따라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것이다.

퇴직연금 적립액은 노후 대비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295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조원 넘게 늘었다. 하지만 가입자의 직접적인 운용 지시가 없으면 자금을 별도 수익 상품에 투자할 수 없어 수익률을 높이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운용 10년 장기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형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연 2.4~5.68% 수준이다. 이를 연 6~8%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시중은행은 연금 고객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대응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신한은행은 10월 중 출시 예정인 온라인 금융 플랫폼 ‘뉴 쏠’에 디폴트옵션 상담 전용 서비스를 담을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7월 연금 운용 고객의 수익률을 전문 관리하는 연금고객관리센터를 만들었다.

한편 제도 도입에 따라 퇴직연금 DC형과 IRP 가입자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본인의 계좌가 있는 은행, 증권사 등의 디폴트옵션 상품을 필수로 선택해야 한다. 가입자의 운용 지시 없이 6주가 지나면 디폴트옵션으로 설정한 금융상품으로 퇴직연금이 자동 운용된다. 단 회사가 운용을 대행하는 확정급여(DB)형 가입자는 선택 대상이 아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