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무너뜨린 쓰레기, 묵묵히 치운 '9세 꼬마영웅' [영상]

입력 2022-10-08 13:24
수정 2022-10-08 14:06

길을 걷던 한 성인이 무너뜨린 쓰레기 더미를 묵묵히 치운 초등학생이 구청장 표창을 받았다.

인천시 서구는 지난 7일 서곶초등학교 4학년 조상우(9)군에게 구청장 표창인 '착한 어린이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군은 지난달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천 꼬마 영웅을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오면서 주목받았다.

글쓴이 A씨가 공개한 영상은 이날 오후 6시께 인천 서구 빈정내사거리 앞에서 신호 대기 중에 찍힌 차량 블랙박스 영상으로 길을 걷던 한 남성이 모퉁이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를 무너뜨리고도 발길을 재촉하는 장면이 담겼다.

반면 이를 본 조군은 끌고 오던 자신의 자전거를 세운 뒤 길바닥에 떨어진 몸집만 한 쓰레기를 차곡차곡 정리하기 시작했다. 박스들을 정리한 뒤 발길을 떼면서도 조군은 쓰레기가 또 쓰러지진 않을지 지켜봤다.

A씨는 "신호를 대기 중 어떤 아저씨가 쌓여있는 분리 수거품에 부딪친 후 분명히 보았는데도 정리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며 "근데 뒤따라오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그 모습을 보고 가던 길을 멈추고 정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어른으로서 낯부끄러운 장면이었다"며 "적어도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어른은 되지 말자. 아이 때문에 훈훈한 퇴근길이었다"고 적었다.

인천 서구는 해당 영상을 접한 뒤 관할 행정복지센터 등을 수소문해 조군을 찾았다.

조군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기쁘다"며 "부모님이 평소 말씀해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우리 동네와 이웃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