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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처럼 기업에 직접 대출해주는 사모크레디트 펀드가 금리 상승기를 맞아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경기 침체 국면에 대비해 채무불이행 위험을 살펴야 합니다.”
알렉스 지 골드만삭스 사모크레디트 부문 공동대표(사진)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2022’에서 ‘금리인상기 투자 대안, 사모크레디트’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2008년 2350억달러에 불과하던 사모크레디트 펀드 규모는 지난해 1조2500억달러로 다섯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 공동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 대출 규제가 크게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들이 사모크레디트 펀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공모 채권형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연간 15%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모크레디트 펀드의 주요 투자자로는 연기금과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투자 방식은 사모펀드(PEF)와 비슷하다. 먼저 투자자가 중개회사(증권사 등)와 3~4년 약정을 체결한 뒤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나타나면 ‘캐피털 콜’을 통해 투자금을 납입한다. 상환 일정에 따라 이자를 지급받고, 만기가 끝나면 원리금을 회수한다. 대부분 만기까지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 분기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반유동펀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지 공동대표는 “차입자 입장에서 은행과 달리 신용등급과 대출 한도 심사 등 제약이 없고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대출받을 수 있어 갈수록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종 계약 성사 때까지 보안 유지가 필수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해 PEF의 자금 조달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올 들어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사모크레디트 펀드가 더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사모크레디트 펀드는 변동금리로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유리하다. 지 공동대표는 “사상 최대 규모의 M&A 계약이 성사된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많은 딜이 진행되고 있어 투자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했다.
채무불이행 위험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는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채무불이행률이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투자 대상 기업과 중개회사 등이 검증된 곳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