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를 단기적인 투자 수단으로 사용하는 한 투자자들은 돈을 결코 벌 수가 없습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사진)는 7일 서울 여의도 한투운용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ETF 투자가 아직도 거래 편의성을 기반으로 한 도입 초기의 단기 투자 문화에 머물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 대표는 “ETF가 과연 좋은 상품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논쟁이 있지만 진짜 중요한 건 투자자가 결국 돈을 벌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레버리지, 인버스, 단일종목 ETF 등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중심이 되는 한 100명 중 99명은 장기로 보면 결국 잃게 돼 있다”고 했다. 그는 “ETF는 장기적인 자산 배분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테마형, 단기형 상품 등은 이 자산 배분 내의 일부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ETF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인물이다. 저비용 장기 인덱스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로 ETF를 활성화시켰다.
배 대표는 ‘코어(핵심)-새털라이트(위성)’ 전략을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증시 상황과 관계없이 늘 보유해야 할 장기 인덱스 상품을 핵심으로 삼고, 일부만 시황에 따라 테마·단기형 상품을 담는 전략이다. 그는 “자본주의와 함께 장기 우상향할 S&P500, 나스닥 같은 지수 상품을 핵심으로 하고, 시황에 따라 테마 상품 비중을 조절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지금 불황도 장기적으로 보면 점에 불과하다”며 “자본주의 성장과 함께하는 투자라면 결국에는 장기 우상향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앞으로 증시가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시장은 애초 예측하는 게 아니다”며 “유튜브와 언론에 나온 전문가들의 과거 예측을 살펴보면 맞는 것보다 틀린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예측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을 이기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전문 펀드매니저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