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노트' 서비스로 알려진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됐다.
KCD는 LG유플러스 252억원을 비롯해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약 3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6일 발표했다. LG유플러스가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KCD는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1조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016년 4월 창업한 이후 6년여 만에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누적 투자액은 약 1600억원이다.
KCD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경영 관리 서비스 시장의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2017년 5월 출시한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중심으로, 포스(POS·판매시점관리),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공급, 자영업자·소상공인 전용 커뮤니티, 지원 정책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본사를 포함해 총 6곳의 회사를 통해 전국 170만 사업장(10월 현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가맹점 192만 곳의 88%에 달하는 수치다.
캐시노트는 매출, 신용카드 정산액, 지출 현황 등 현금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현재 120만 곳 이상의 사업장에 도입됐으며 장부, 금융, 마켓, 정책 정보, 커뮤니티 등 다양한 소상공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KCD가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데는 소상공인 대상 비즈니스 공동체 확장 전략도 한몫했다. 2021년에는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지원 정책 알림 서비스 ‘비즈봇’을 운영하는 페르소나와 B2B 식자재 공급 서비스 ‘푸짐’을 운영하는 한국F&B파트너스를 인수했다. 올 초에는 포스 제조업체 아임유를 인수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소상공인이라는 하나의 고객 집단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바탕으로 KCD 공동체를 확장했다.
KCD는 전략적 투자 유치를 통한 자본 제휴로 소상공인 대상 비즈니스 생태계를 키워왔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해 이번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투자사는 모두 전략적 투자자로서 KCD의 지분을 취득했다. KCD의 기존 전략적 투자자로는 GS, KB 국민은행, 신한카드, 삼성화재, 카카오 등이 있다. 벤처캐피털 투자사로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벤처 전문 펀드인 파빌리온, 국내의 프리 유니콘 투자 전문 펀드인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한국신용데이터에 지분 투자 및 사업 제휴를 통해 '소호(SOHO)' 고객들에게 보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두 회사의 역량을 접목해 가게 디지털 인프라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김동호 KCD 대표는 “유니콘이 된 것은 사업의 모든 순간을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똑똑하게 만드는 일의 시작점일 뿐”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동네가게 사장님이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고 성장시키는 모든 과정이 쉬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