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다발이 수상해" 기지로 보이스피싱 막은 택시기사

입력 2022-10-06 18:42
수정 2022-10-06 18:43

경남 창녕에서 50대 택시기사의 기지로 30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검거됐다. 보이스피싱 사기로 6000만원을 잃을 뻔한 50대 여성은 이 운전기사의 활약으로 소중한 재산을 지키게 됐다.

6일 창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4시쯤 택시기사 A씨(59)는 경남 사천시에서 50대 여성승객을 태웠다. 이 승객은 A씨에게 창녕군의 한 은행 앞으로 가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이 승객이 현금다발이 가득 들어있는 노란색 봉투 두개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전화통화를 통해 대출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고 보이스피싱 사기를 눈치 챘다.

A씨는 승객을 목적지에 내린 직후인 이날 오후 5시11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씨는 경찰에 "탑승했던 손님이 돈을 많이 소지하고 있었는데 보이스피싱범인지 피해자인지는 알 수 없다. 지금 손님이 은행 앞에 내려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다"고 알렸다.

출동한 경찰은 이 여성 승객이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B씨(30)에게 봉투에 담긴 돈을 전달하기 직전에 현장에서 검문을 벌여 B씨를 검거했다.

B씨는 당시 경찰에 "아르바이트 중이다"라고 변명했으나 B씨의 휴대전화에서 보이스피싱 윗선과 주고 받은 메세지를 통해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 승객은 "창녕에서 B씨를 만나 6000만원을 전달하면 대환방식으로 8000만원을 대출해주겠다"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말에 속아 현금을 들고 창녕으로 향했다.

창녕경찰서는 B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보이스피싱 윗선에 대해서도 단서를 확보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보이스피싱 사기범죄를 신고한 택시기사 A씨에 대해 감사장 및 포상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여성 승객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준 택시기사 A씨와 경찰에게 감사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