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해피 투게더’ ‘중경삼림’ ‘색, 계’ ‘무간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이들 홍콩 영화의 공통점이 있다.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의 출연이다. 그는 매혹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로 사랑을 받아왔다.
량차오웨이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이를 기념해 7년 만에 한국을 찾아 6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과 관심에 그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상을 받게 돼 매우 영광입니다. 저는 여전히 연기하는 게 좋아요. 아직도 배우로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은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아시아 영화인에게 돌아간다. 1982년 데뷔한 량차오웨이는 아시아 배우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저조했던 시절에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이름을 알려왔다. 2000년엔 ‘화양연화’로 아시아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가 출연한 ‘비정성시’ ‘색, 계’ 등은 베네치아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환갑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엔 마블의 히어로물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샹치의 아버지 역을 맡아 미국 할리우드에 처음 데뷔했다. “작품을 만나는 건 인연이고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인연이 나타난다면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대만 어디든 갈 의향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송강호 배우, 전도연 배우를 좋아해서 기회가 된다면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는 배우로서 더 큰 포부도 드러냈다. “배우라면 누구나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 해요. 저도 똑같아요. 개인적으로 악역도 해보고 싶어서, 연쇄살인마 역할에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부산=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