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백화점이 미국 동부의 유명 햄버거 체인점 ‘파이브가이즈’를 한국에 들여온다. 갤러리아가 이 사업권을 따는 데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신사업전략실장(오른쪽)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FGE International)과 한국 사업권 계약 관련 약정서를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에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연다고 6일 발표했다.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버거 설문에서 만족도 1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버거로 알려져 있다.
파이브가이즈 매장은 주방에 냉동고,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든 음식은 신선한 재료로 주문에 맞춰 조리한다. 메뉴는 더블 패티가 기본인 버거 4종을 중심으로 핫도그, 샌드위치, 밀크셰이크, 감자튀김 등을 판매한다. ‘자신만의 버거’를 만들 수 있도록 맞춤형 주문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파이브가이즈는 창업자인 머렐 부부와 5명의 아들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2000년대 초 북미에서 가맹사업을 시작한 뒤 2013년 영국에 진출하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7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에 이어 한국이 다섯 번째 진출 국가다.
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 작업은 지난 2월부터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선 실장이 주도해 관심을 끈다.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까지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김 실장은 미국을 여러 차례 오가며 창업주와 지속적인 신뢰를 쌓았고, 한국 파이브가이즈 사업 계획을 직접 브리핑해 창업주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갤러리아는 향후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열 계획이다. 국내 판매가격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SPC그룹이 들여온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쉐이크쉑은 대표 메뉴인 ‘쉑버거’를 국내에서 단품 기준 7300원에 팔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파이브가이즈의 치즈버거 단품 메뉴는 약 10달러(약 1만4000원)다. 파이브가이즈가 국내에 들어오면 햄버거와 감자튀김, 음료를 합쳐 약 2만5000원대에 판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선 최근 맥도날드와 버거킹, 맘스터치, KFC 등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등 기존 햄버거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다. 반면 다운타우너와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등 프리미엄 수제버거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