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시장 80조…5년간 두 배 커졌는데 불법신고는 '0건'

입력 2022-10-06 15:54
수정 2022-10-06 16:57


부동산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인 리츠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통계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리츠신고상담센터 운영 현황’에 따르면 리츠신고상담센터가 신설된 2020년 5월 이후 지금까지 불법 리츠 관련 신고가 4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된 해 4건이 신고됐지만 2021년 이후에는 신고 건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신고가 없다 보니 피해 금액이 발생한 부실·불법 리츠를 적발한 사례도 전무했다. 국토부나 산하기관에서 리츠 피해 규모나 피해 유형 등을 파악하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리츠 소비자에 대한 보호를 지원하기 위해 리츠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신고 대상은 △리츠 유사상호 사칭 △인가(등록)받지 않은 불법영업 △부동산투자회사법 위반 등이다.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현장검사를 하거나 특별검사 대상에 반영해 조사하게 할 수 있다.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인가취소, 과태료부과, 시정명령 등의 행정처분이나 수사 의뢰가 이뤄지게 된다.

리츠 시장의 자산규모는 2018년 43조 원에서 2019년 51조 원, 2020년 61조 원, 2021년 76조 원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7월 기준은 80조 원으로 5년간 두 배가 커졌다.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유형의 불법 리츠 피해 사례도 속출했다. 하지만 행정부 차원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

지난해 부동산개발회사의 리츠 악용 사기로 242억 원의 피해금이 발생했다. 임직원의 횡령 등으로 1년도 안 돼 상장이 폐지된 리츠도 있었는가 하면, 허위 대출 후 1000억 원의 투자자금을 유용한 리츠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장철민 의원은 “리츠신고상담센터가 활용성 떨어지는 전시행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리츠 불법행위의 확실한 예방을 위해 센터를 적극 알리고 불법 리츠 피해 규모와 피해 유형 등 관련 통계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