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사에서, 심지어 가족 사이에서도 상처받는다. 각자 다른 개성의 사람들이 어울리다 보니 어쩌면 상처를 주고받는 일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필자는 세상 사람들이 마음으로 받는 상처는 두 종류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상처는 멍은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상처다. 부부로 치면 ‘투덕투덕’하는데 결정적인 한마디는 참는 경우다. 그 한마디를 참으니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사라진다. 회사로 치면 관계의 대립이라기보다 ‘업무성과’라는 목적의식을 갖고 대립하는 경우다. 이런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앙금이 사라지고 때론 오히려 관계를 돈독하게 만든다.
두 번째 상처는 예리한 칼날로 도려내서 시간이 지나도 흉터가 남는 경우다. 부부간의 불륜과 같이 회복하기 어려운 잘못, 회사 내 성희롱, 리더의 이른바 라떼 훈육, 성과에 따른 인격 모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친구 사이에 “나는 뒤끝은 없다”며 함부로 이야기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런 상처는 첫 번째와 달리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 우리 사회와 직장 내에서 흉터가 남는 상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왜일까. 정보 홍수 속에서 흉터가 남는 일들이 계속 노출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디어 알고리즘으로 비슷한 뉴스만을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니 상처의 위험성에 우리 모두 무뎌진 것은 아닐까.
세대 갈등 역시 한몫하고 있다. 급속한 경제발전 속 우리는 밀레니얼·Z세대·X세대·1차 베이비붐 세대·2차 베이비붐 세대 등 5개 종류의 세대와 공존하고 있다. 같은 회사에 다니더라도 세대의 다름에 언제든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구조다. 어떤 세대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다름을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언제든 가장 가까운 가족, 동료, 친구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상처가 두 종류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의 종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적어도 두 번째 상처는 주지 않겠다”는 다짐은 어떨까.
이 글을 쓰는 필자 역시 다짐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5년 동안 엄청나게 빠른 성장을 거뒀다. 그 와중에 구성원들에게 나 역시도 상처를 준 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멍은 들지라도 그 상처를 끝까지 돌봐 흉터만큼은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