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급속한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지나치게 성급하고 무리했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이라는 명분의 그늘에서 부정과 비리가 판을 쳤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한 2017년부터 올 7월까지 원전 가동을 줄인 데 따른 전력 구매비용 손실액이 10조7700억원(산업통상자원부 추계)에 이르고, 도처에서 불거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개 과정의 비리 규모는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국무조정실은 2018년 3~4월 지방자치단체 8곳과 공기업 3곳을 대상으로 태양광 등 발전사업 운영실태를 조사해 54건의 위법사항, 57억원의 예산 낭비를 적발했으나 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하지 않았다. 부실 징후를 보고도 안이하게 대응한 결과는 참담했다. 지난 5년간 12조원이 투입된 신재생에너지 지원사업과 관련해 국조실이 전수조사한 결과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불법·부당하게 집행한 사례가 2267건, 261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광 부문에서 확인된 비리만 1800억원대에 달했고 관련자 376명이 검찰로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한 새만금 해상풍력발전 사업권이 중국계 기업으로 넘어갈 거라는 소식도 기가 막히게 한다. 새만금 3, 4호 방조제 안쪽 26만4000㎡의 해상풍력 사업권을 가진 특수목적법인 ‘더지오디’는 최근 태국계 기업에 5000만달러(약 717억원)를 받고 사업권을 넘기기로 했다. 이 태국계 기업의 모회사 대표는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에너지그룹 한국지사장(중국인)이라고 한다. 더지오디의 실소유주는 지식경제부 해상풍력추진단 등에서 활동했던 전북대 모 교수와 그 가족이며,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한 회사가 7000배의 수익을 얻게 됐다는 점 등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밖에도 태양광 관련 대출 부실, 중국산 설비 과다 사용, 야권 인사의 신재생에너지 기금 관련 로비 의혹 등 거의 날마다 관련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정부 초기부터 ‘운동권 복마전’ ‘좌파 비즈니스’로 불렸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실상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