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용 5세대 이동통신(5G) 항공망 구축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다고 5일 밝혔다. UAM 전용 5G 통신망을 마련한 국내 최초 사례다. UAM은 수직 이·착륙하는 전기동력 비행체에 사람이 타고 이동하는 교통 체계다. '에어택시'로도 불린다.
KT는 전남 고흥항공센터 일대에 UAM 전용 5G 항공망을 구축했다.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은 UAM 기체 등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각종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한다. 내년 있을 1단계 사업에선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 시험장에서 개활지 실증 비행 등을 한다. KT는 고흥항공센터 일대 회랑과 버티포트(UAM 이착륙장)에서 UAM 운항에 필요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UAM 전용 5G 항공망은 높은 고도까지 통신을 지원하는 커버리지(통신 지원 범위)가 관건이다. UAM은 통상 300~600m 고도에서 운항할 전망이다. 항공기 비행 고도보다는 훨씬 낮지만 헬기보다는 높다. UAM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면 지상과 항공간, 비행체와 비행체간 통신도 원활해야 한다. 전용 항공 통신망이 필요한 이유다.
KT는 새 UAM 전용 5G 항공망에 KT가 자체 개발한 3차원 커버리지 최적 설계 기술과 네트워크 슬라이스 기술 등을 적용했다.
3차원 커버리지 설계는 5G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3차원으로 적용하는 기술이다. 기존 지상 커버리지 최적화가 평면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높은 고도까지 고려해 통신 주파수 구도를 설계했다. 안테나에서 방사되는 주파수가 뻗어나가는 패턴을 3차원 기준으로 모델링해 최적화 설계를 진행했다. KT는 "이 기술로 UAM이 비행하는 모든 고도에서 커버리지 홀이나 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스는 데이터 이동량(트래픽)을 목적에 따라 각각 분리해 통신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하면 네트워크 부하가 심한 상황에서도 주요 트래픽의 지연·처리 오류 등을 막을 수 있다. UAM을 안정적으로 운항하기 위해 필수인 관제와 제어 데이터 전송 신뢰성을 보장한다는 얘기다.
KT는 2020년 9월부터 현대자동차, 인천공항공사, 대한항공, 현대건설과 K-UAM 컨소시엄을 이뤄 UAM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UAM 전용 항공망은 컨소시엄 소속이 아닌 중소기업 등에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형 UAM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다. UAM 관련 중소 기체 제작사와 운항사에도 항공망을 제공한다. 이들 업체와의 시험 비행과 협력 등을 통해 항공망 프로파일과 설계, 운영 노하우 등을 축적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UAM 전용 항공망에 위성통신·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한다. UAM 운항에 필수적인 통신 서비스의 보안성과 신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종식 KT 인프라DX연구소장 (상무)는 "이번 항공망 구축은 미래 모빌리티로 주목받는 UAM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KT는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컨소시엄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UAM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