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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업계 거물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73)가 자신이 창업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의결권을 모두 이사회에 위임하고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리지워터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며 지난달 30일 달리오 창업주가 자신이 보유한 의결권을 모두 이사회에 넘겼다고 발표했다. 또 공동 최고 투자책임자(CIO) 직도 내려놨고 13명으로 이뤄진 이사회의 일원으로 투자 자문에만 관여한다고 전했다.
브리지워터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닐 바 데아와 마크 베르톨리니는 회사 경영권이 이사회로 위임되며 달리오가 12년간 이어온 경영 승계 과정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달리오 창업주는 2017년 브리지워터 CEO에서 퇴진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1975년 브리지워터를 창업한 달리오는 시장 움직임을 해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운용자산 규모가 1510억달러(약 215조원)인 세계 최대 헤지펀드를 일궈냈다. 국내에선 ‘사계절(올웨더) 포트폴리오’를 고안한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달리오 창업주는 주식, 채권, 원자재, 금 등에 나눠 투자하는 사계절 포트폴리오로 2008년 금융위기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달리오 창업주는 2010년부터 자신보다 오래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능력 있는 후계자를 찾아왔다. 당초 2년에 걸쳐 경영 승계 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7번이나 CEO를 바꿀 정도로 후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말 이사회 구성에 이어 지난 1월 상원 출마를 선택한 당시 CEO 데이비드 매코믹의 후임 CEO로 바 데아와 베르톨리니를 선택하며 12년에 걸친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달리오 창업주는 이날 링크드인을 통해 “이양 작업이 쉽진 않았다. 죽는 날까지 브리지워터 이사이자 멘토, 투자자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