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김만중문학상’ 대상 수상자에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한강 소설가와 시집 <생물학적인 눈물>의 이재훈 시인이 선정됐다. 신인상에는 소설집 <0%를 향하여>의 서이제 소설가, 시집 <대자연과 세계적인 슬픔>의 박민혁 시인이 뽑혔다. 유배문학특별상은 서포 김만중의 유배 생활을 담은 연작시 등 남해를 배경으로 한 시를 활발하게 발표해온 고두현 시인이 받게 됐다.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한강 소설가는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자이자 작가 한승원 씨의 딸이다. 수상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탄탄한 서사와 탁월한 소설 기법이 화학적으로 융화된 수작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격렬한 통고체험(痛苦體驗)을 서사로 수용한 장편소설.
심사위원들로부터 “역사적 거대 담론, 이데올로기 각축의 표층과 그 윤리적 정당성에 대한 정치적 발언을 넘어서는 작가의 참신한 심미적 윤리관이 돋보이고, 불의한 집단 폭력에 대한 원색적 규탄 대신 역사 체험의 본질적 문제인 생명 자체의 표상과 의미를 집요하게 추구한 작가 정신이 경이로울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시조 부문 대상을 받은 이재훈 시인은 한국서정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월간 현대시 주간을 맡고 있다. 수상작 <생물학적 눈물>은 “‘눈물’로 상징되는 슬픔의 본질이 추상적 고통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삶의 일부로 변환하는 데 있다는 것, 슬픔은 우리를 피폐케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존재로 나아가게 하는 불가피한 협곡이라는 심층적 의미 전환, 존재 전환의 진실을 보여 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유배문학특별상을 받은 고두현 시인은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부터 서포 김만중의 생애를 연작시로 다뤄왔으며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작품 심사는 김봉군 문학평론가와 강동수 소설가, 문정희·이재무 시인이 맡았다. 시상식은 오는 9일 김만중 유허지가 있는 남해 ‘노도 문학의 섬’에서 대규모 문학축제와 함께 열린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원, 신인상과 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이 각각 주어진다.
남해군이 주관하는 김만중문학상은 기존 공모 방식에서 벗어나 추천위원회의 추천작 접수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별도로 거치는 과정을 도입해 문학상 제도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남해군은 2010년부터 서포 김만중의 작품 세계와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을 계승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매년 김만중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