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의 퇴직연금 등 1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가 2018년 주식 투자로 1998억원의 손해를 보고도 투자 책임자 1인당 최대 1660만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 고위공직자가 차지하는 과기공 이사장의 성과급도 2017년 5433만원에서 작년 9750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올랐다.
4일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과기공 운영실태에 대해 질의했다.
과기공은 2003년 과학기술인공제회법에 따라 설립된 과기부 유관기관이다. 과학기술인 퇴직연급급여 등의 사업을 한다. 총 회원수는 10만명이다.
2003년 섭립 후 2018년까지 누적 정부지원액은 3010억원에 달한다. 역대 과기공 이사장은 과기정통부 차관 출신이다.
과기공은 2018년 주식 부문에서 1998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전체 목표 수익률 5.06%에 한참 못 미치는 1.66%의 수익률을 얻었다.
그러나 주식 투자에 책임이 있는 조율래 당시 과기공 이사장(전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부터 자산운용본부장, 리스크관리담당자, 주식부문 담당자 등은 427만~1660만원의 성과급을 가져갔다.
또 수년간 과기공 내부 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임직원들도 거액의 성과급을 수령했다. 글로벌 ETF 투자펀드 만기연장 절차가 부적정 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김 모 매니저는 2019년 1881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2020년에는 투자 심사 위위전결 절차가 부적정 했다는 지적을 받은 임모 실장도 1286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과기공 이사장과 임직원의 연봉은 최근 수년간 급격하게 올렸다. 2017년 58억원 수준이었던 인건비는 작년 80억원으로 4년 사이 40% 가까이 올랐다. 성과급 지급률도 같은 기간 최대 5배 인상됐다.
특히 이사장의 성과급은 2017년 5400만원에서 2019년 9750만원으로 올랐다. 연간 기본급과 성과급을 합친 급여는 2억9250만원에 달했다. 공공기관 보수 상위 10위 수준이다.
고 의원은 “과기공이 2010년 이후 감사원 감사를 받지 않았으며 과기부 감사도 2018년 채용비리 전수조사 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기공 이사장과 상근이사는 모두 과기부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과기부가 그간 친전 출신 이사장이 있는 기관에 대해 봐주기 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공제회 운영의 중요 사안에 대해서 세심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