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5년간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하며 고용노동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별도 직렬 채용을 하는 등 힘을 쏟았지만, 정작 젊은 직원들은 대거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간 매년 퇴직 공무원의 50% 이상이 5년 미만 근무한 직원인 것으로 나타나, 중견급 인력의 경험 부족이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고용부로부터 받은 '고용노동부 5년 미만 퇴직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고용부 퇴직자 중 50% 이상은 5년 미만 근로자며, 1년 미만 신입 근로자도 30% 전후의 구성비를 나타냈다.
먼저 지난해 고용부 퇴직 직원 429명 중 5년 미만 근무 직원은 243명(57%)이었다. 특히 1년 미만 직원은 128명이나 돼 전체 퇴직자의 29%를 차지했다. 1년 미만 근로자의 128명 퇴직은 지난 2017년 이후 최고 수치다.
이런 현상은 최근 5년간 계속됐다. 2020년에는 총 330명이 퇴직을 한 가운데 5년 미만 재직 근로자는 183명(55%)이었으며 이 중 1년 미만 근로 직원은 100명(30%)이었다.
2019년에도 전체 퇴직자 314명 중 186명(59%)이 5년 미만 직원이었고 94명(29.9%)이 1년 미만 근무였다. 2018년에도 총 301명의 퇴직자 중 162명이 5년 미만, 92명이 1년 미만 근무 직원이었으며, 2017년에는 전체 퇴직자 255명 중 143명이 5년 미만, 73명이 1년 미만 근무자였다.
이 때문에 지난 2017년부터 文 정부가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하며 5년간 근로감독관을 대거 채용했지만, 근로감독관 숫자가 크게 늘지 않는 '기현상'도 관측됐다.
문 정부는 2017년 160명, 2018년 452명, 2019년 299명의 근로감독관을 채용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1000여명의 인력을 증원했으며 직업 상담직 인원을 제외한 700여명의 고용노동 행정직 채용자 중 절반가량인 300여 명이 근로감독관으로 배치했다. 올해도 118명의 근로감독관을 신규 임용했다.
지난 5년간 무려 1300명의 근로감독관을 늘린 셈이지만 정작 효과는 크지 않다. 2017년 1450명이었던 근로감독관 정원은 지난해 2307명으로 총 857명까지 늘어났지만, 정작 현원은 1278명에서 1925명으로 647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올해 6월을 기준으로 한 현원은 되레 지난해 현원보다 78명이 줄어든 수치다.
이런 현상은 마냥 고용노동부의 탓으로 보기는 어렵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동결 수준인데다, 연금 개혁까지 추진되면서 점차 공무원 전체가 인기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젊은 공무원들이 대거 그만두면서 경험이 중요한 근로감독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고용부 근로감독관은 "코로나19로 젊은 감독관들의 현장 경험이 일천한 가운데, 이들을 이끌고 경험을 전수해야 할 중견급 감독관의 공백도 차츰 커질 것"이라며 "숙련되지 못한 근로감독관들은 근로자는 물론 기업들에도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대수 의원은 "노동 현안은 대부분 당국의 관리, 감독 단계에서부터 해결 가능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노동자 권리 확보를 위해서 고용부 직원들의 처우 개선과 함께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