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 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탄투 중량의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모습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행동하는 동맹’ 구현하겠다”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 무력 정책을 법제화하면서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고도화는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체제(NPT)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북한 정권은 이제라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비핵화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과 양국의 군사 전략자산 중요성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과 이번 순방을 통해 한·미 안보동맹을 더욱 굳건히 했다”며 “양국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통해 미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를 포함한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과 연습을 더욱 강화해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강력히 대응하는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군 전력 증강과 관련,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압도할 수 있는 한국형 ‘3축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 대북 정찰감시 능력과 타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할 것”이라며 “전략사령부를 창설해 육·해·공군이 따로 운용해온 첨단전력을 통합하고 우주·사이버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안보 역량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탄두 중량 9t…지하 벙커도 파괴
이날 기념식에서 우리 군은 이른바 ‘괴물 미사일’의 발사 모습을 처음 공개해 주목받았다. 군은 이날 3축 체계 홍보영상에서 발사 장면을 공개하며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 미사일도 (3축 체계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탄두 중량 추정치가 9t으로까지 제시된 적이 있는 이 미사일은 구체적 제원이나 개발 진행 상황이 극비에 부쳐져 있다. 다만 단 한 발로 북한 지하 벙커까지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핵 보유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낼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국군의날에도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45분~7시3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발사했다. 고도 약 30㎞로 350㎞가량을 비행했다. 평양에서 남쪽으로 쏠 경우 기념식이 열린 충남 계룡대가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25, 28, 29일 등을 포함해 1주일 사이 네 차례에 걸쳐 일곱 발의 SRBM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다양한 장소와 시간대, 핵 탑재가 가능한 다종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미·일 억제가 유효하지 않음을 강변하는 행위”라며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 군축과 군비제한 협상을 요구하는 행보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