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4만전자 간다는데 '개미들' 또 샀다

입력 2022-10-02 14:20
수정 2022-10-02 14:36

최근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일각에선 주가가 4만원대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기회로 여겨 저가 매수에 나서는 흐름도 포착됐다. 내년 반도체 업황 및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한 달간 11%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장중에는 한때 5만1800원까지 밀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반등해 전 거래일보다 500원(0.95%) 오른 5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이 모인 네이버 종목 토론방 등은 개미들의 아우성으로 가득하다. 한 투자자 A씨는 "보유 종목 모두 고꾸라지고 있는데 특히 삼성전자 비중이 제일 커서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투자자 B씨는 "'물타기'(매입 주식 하락 시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것)를 해서 평단을 많이 낮추긴 했지만, 하락장이 언제 끝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누리꾼들이 "8층에 사람 있어요. 살려주세요", "9층 구조대는 언제 올까요?", "돈 다 날렸다", "어제라도 손절할 걸 그랬다" 등의 글을 남기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추가 약세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최악의 경우 4만63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는 1.07배로 5번의 사이클 저점의 평균 배수인 1.09배를 이미 하회하고 있다"며 "역사적 최저점 배수인 0.94배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4만6300원까지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주가의 최대 하락 리스크는 12%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4만 전자'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순매수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9월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1조9410억원 순매수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2개월 연속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이 됐다. 물타기 의도와 내년 실적 개선 및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송 연구원은 "내년 3분기부터는 반도체 업황 및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내년 1분기부터는 주가 추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주가 추가 조정 시마다 저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