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母 묫자리 만든 아들…'엇나간 효심'에 감옥 갈 뻔

입력 2022-10-02 11:06
수정 2022-10-02 13:17

법원이 설악산국립공원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묫자리를 만든 60대 아들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일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는 자연공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1)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같은 달 말까지 강원 인제군 설악산국립공원에 심어진 나무를 허가 없이 벌목하고 굴착기를 이용해 약 270㎡의 땅을 파 묘지와 돌계단을 설치하는 등 공원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이 중 12㎡ 면적의 땅에 무단으로 정화조까지 설치한 혐의도 공소장에 담겼다.

A 씨는 법정에서 범행 관련 "후회는 없다"며 "모친을 그곳에 모신 것에 만족한다"고 진술하는 등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고, 2019년 공원녹지법 위반죄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으며, 별다른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은 바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무단 형질 변경, 벌목, 정화조 설치 부분에 대한 원상회복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식물 분포지 훼손 부분에 대해서도 원상회복이 이뤄졌거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