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이은 빅스텝을 단행한 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현재 경제팀은 미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긴축, 중국의 경기둔화 가속화, 신흥국 위기 가능성 고조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금융·외환 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위기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핵심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Fed는 앞으로도 자이언트 스텝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고공행진을 하는 등 경제에 관한 모든 것들이 불안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여러기관의 전망 가운데 JP모건은 글로벌 채권시장이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시장은 올해 연말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내년에 경제회복이 될 것이란 이야기보단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는데, 긍정적인 전망이 한 두개 시장에서 나오는 것에서 위안을 가져봅니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투자상품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필자는 여러 펀드매니저와 만나고 교류할 일이 많았습니다. 자신이 맡은 펀드의 최적화된 운용과 우수한 성과를 위하여 골프 등 개인취미 활동을 자제하고 주식시장과 펀드의 수익성 향상에 노력하는 펀드매니저들을 볼 때마다 같은 직장인이지만, 때론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펀드매니저는 주로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회사'에 있지만 은행, 증권, 보험 등의 금융회사에도 고유자산과 고객의 투자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있습니다.
은행에서는 신탁 계정에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특정금전신탁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있습니다. 투자상품을 운용하다 보니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발생하지만, 15년 이상 견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일반 공모펀드 운용과 차별화되는 내용을 확인해보고 분산투자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주식, 채권시장이 동반 하락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할 때 추가적인 대안으로 검토해 볼 만합니다.
은행신탁의 대표적인 주식 투자상품은 '가치주 특정금전신탁'입니다. 이 상품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은행원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은행이 직접 운용하는 국내주식형 신탁상품'입니다.
자산운용회사에서 운용하는 '공모형 주식형펀드'와 은행의 '가치주 신탁'은 형식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위 표에서 보듯이 가치주 신탁은 계좌별 단독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주식형펀드는 투자하는 펀드의 일정 비율만큼 투자가 되고 동일한 수익률을 가져오는 반면, 가치주신탁은 투자자별로 단독계좌의 단독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즉 펀드는 동일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가 똑 같은 수익률을 가지게 되지만, 가치주 신탁은 개인별 계좌에 각각 주식을 편입하기 때문에 모델 포트폴리오를 같이 사용해도 똑같은 수익률이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가치주 신탁은 주식형 투자상품들 중에서 비교적 저렴한 수수료가 적용됩니다. 신탁상품은 은행에서 모든 업무처리가 일어나기 때문에 '신탁보수' 하나의 수수료만 발생해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를 지급합니다. 반면 펀드상품은 구조적으로 판매사(은행·증권사)와 자산운용회사, 수탁은행 등 여러 기관이 필요해 각각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치주 신탁보다 수수료가 늘어납니다.
다음은 '가치주 신탁'의 운용측면의 차별화 포인트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보수적인 운용'입니다. 은행을 거래하는 고객은 증권회사 등 투자금융회사를 거래하는 고객보다 상대적으로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성향의 고객이 많습니다. 따라서 은행의 '가치주 신탁'의 운용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등 성장성이 크지만 변동성이 많은 주식보다는, 꾸준한 성장성을 보이면서 시장대비 저평가돼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주 투자 전략으로 다소 보수적인 시각의 운용을 합니다. 즉 망하기 어려운 회사, 꾸준한 성장과 배당이 예상되는 회사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주력 투자 대상 기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산가치 우수기업, 재무안정성을 갖춘 고배당 기업, 시장지위 우수기업, 보수적인 회계처리 기업, 유망 자회사 보유 기업 등입니다.
둘째로 '긴 호흡으로 운용한다'는 것입니다. 펀드 업계에서 내로라 하는 스타 펀드매니저도 일정기간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시장 순위에서 밀리면 수시로 교체가 되는 것이 펀드업계의 냉혹한 현실이고 필자는 그러한 상황을 20년 이상 봐 왔습니다. 그러나 은행의 신탁 펀드매니저는 상대적으로 단기 운용성과에 대한 압박이 덜하다보니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수요보다, 3년 이상 중장기 투자성과에 포커스를 맞추게 됩니다. 이런 긴 호흡의 투자가 중장기 투자성과에선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리고 펀드매니저도 특별한 문제가 있거나, 이슈가 없으면 교체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전략을 안정감 있고 보다 장기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셋째로는 '개인별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운용'입니다. 일반 공모 펀드의 경우, 내가 투자하는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그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동일하게 적용되고 나는 투자한 금액비율만큼 지분을 가지고 그 수익을 가져가는 시스템입니다. 반면 가치주 신탁은 특정금전신탁이기 때문에 개인마다 특화된 포트폴리오로 투자가 가능합니다.
오늘 1억원을 '가치주 신탁'에 투자 결정을 하면 펀드매니저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참고해서 주식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해 해당 투자자의 계좌를 채우는 식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투자한 투자자라도 포트폴리오에서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델 포트폴리오에 있는 A주식의 적정 매입가격은 2만원인데, 2만5000원으로 갑자기 상승했다면 A주식은 당분간 매입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가치주 신탁' 상품이 설정되고 현재까지 살아있는 계좌의 누적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코스피 지수와 비교하면 시간이 갈수록 수익률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PB팀장을 하면서 주요 투자자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상품을 운용하는 은행 펀드매니저를 동반해 설명하고 직접 궁금한 점에 대해 답변을 하는 시간을 가지곤 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막연한 투자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기존의 성과와 앞으로의 투자전략을 설명하면서 투자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시간이 됐습니다.
이 상품을 3년 이상 경험한 투자자들은 중장기 투자를 하면서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봤고 적정수익이 되면 환매·재투자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소 3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를 생각하고 가파른 성장주 전략보다 꾸준한 가치주 전략으로 시장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간접투자인 펀드투자에 있어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은행의 '가치주 신탁' 상품을 검토해 볼 것을 권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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