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국영은행을 통해 부동산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할 전망이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과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중국건설은행 등 국영은행 6곳에 각 최소 1000억위안씩 총 6000억위안(약 121조원) 이상을 부동산시장 지원에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지원 형태는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개발사에 대출, 개발사들이 발행한 채권 매입 등이며 부동산시장 위기를 해결하려는 목적이다.
앞서 29일에는 인민은행과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모기지 이자 부담 완화책을 꺼내들었다. 지난 6~8월 신축된 상업용·주거용 건물의 매매가가 전월 대비 및 전년 동기 대비 떨어진 도시의 경우 대출금리 하한선을 낮추거나 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구매자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 부동산 시장 위기를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금리 하한선 조정이 적용되는 대도시는 23곳 이상이다.
지난해 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으면서 다른 개발사들도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아파트 분양을 받은 중국인들이 모기지 상환 거부로 맞서고 있다. 오픈소스 사이트인 깃허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중국의 모기지 상환 거부 현장은 119개 도시의 342곳이다. 8월 초 100개 도시의 320곳보다 늘었다. 한편 8월 중국 상위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0.29%, 전년 동월 대비 2.1% 하락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