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버틴 직장인 커뮤니티 플랫폼들의 공통점 [요즘 직장인의 자기개발]

입력 2022-09-30 10:17
수정 2022-09-30 10:18
[한경잡앤조이=오종택 인사이터 대표] 2020년,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모임이 제재되자 커뮤니티 기업들은 각자만의 대책을 세웠다. 트레바리, 인사이터는 온라인으로 전환해 모임을 운영했다. 열정에 기름붓기에서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클럽은 서비스를 잠정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모두 본질적인 해결이라기 보단 임시방편에 가까웠다. 커뮤니티 업계의 누구도 코로나가 무려 2년이 넘게 지속될 것이라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터진 지 약 2년 반이 지난 현재, 주요 플레이어였던 크리에이터 클럽과 취향관은 멈췄고, 문토는 누구나 모임을 열고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적으로 바꾸었다. 트레바리, 인사이터, 넷플연가 등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같은 코로나 시기를 겪었지만 현재는 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멈추었고, 누군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또 다른 이들은 서비스를 계속 유지해오고 있다. 코로나에도 꾸준히 사람들이 모이고, 서비스를 유지한 커뮤니티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또한, 앞으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커뮤니티 서비스를 지속해 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커뮤니티를 지속하는 힘 ‘더 뾰족하게!’ 팬덤 만들기
시장이 어려울수록 ‘우리 서비스여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타깃을 더 좁고, 날카롭게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사이터는 오직 ‘비즈니스’만을 주제로, ‘직장인 및 창업가’만이 참여할 수 있는 ‘직장인 비즈니스 커뮤니티’이다. 모임에서 다루는 주제도, 가입 조건도 굉장히 제한되어 있지만, 그렇기에 매우 비슷한 가치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실제로 인사이터를 찾는 직장인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실무 역량 및 커리어 개발에 욕심이 있고, 다른 현업 실무자들과 네트워크를 쌓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

멤버들의 니즈가 유사할수록 우리의 커뮤니티를 애정하는 ‘팬덤(충성고객)’을 구축하기도 쉽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느리더라도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다. 코로나가 가장 극심할 때도 인사이터는 역성장한 적이 없다. 다시 말해, 컨셉과 기획이 뾰족할 수록 멤버들의 니즈를 하나로 모을 수 있고, 그 니즈를 충족시킴으로서 팬덤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팬덤을 기반으로 재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기에 인사이터는 커뮤니티의 암흑기였던 코로나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커뮤니티 서비스도 여타 제품이나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왜 해야하는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어떠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서비스에 대한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겉으로만 그럴 듯 하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팬덤을 구축하기 어렵고, 위기를 맞았을 때 이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커뮤니티 그리고 +a
오프라인 커뮤니티 서비스가 갖는 가장 큰 한계는 참여 인원과 모임 개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매출은 모임 개수와 참여 인원 수에 비례하는데,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 규모를 확장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코로나로 모임 자체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발생하자 잘 나가던 커뮤니티들도 그 한계를 절실히 깨닫게 됐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에만 의존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커뮤니티들이 나름의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문토는 직접 모임을 기획, 운영하던 방식에서 소비자가 알아서 모임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로 모델을 전환했다. 운동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출발한 버핏서울은 피트니스 센터를 인수해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사업을 확장했다.





인사이터는 올해 6월 ‘온라인 VOD’ 서비스를 론칭했다. 인사이터 대표 프로그램인 ‘비즈니스 토론클럽’은 현업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뤄지기에 다양한 비즈니스 주제와 요즘의 트렌드가 담긴 비즈니스 콘텐츠로 가득하다. 이를 더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이 필요할 때, 원하는 주제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온라인 VOD’ 서비스다. ‘비즈니스 토론클럽’ 발표 중 멤버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케이스를 VOD로 만든 뒤, 해당 주제 및 인사이트 등을 필요로 하는 멤버에게 큐레이션 해준다. 시공간적 제약으로 오프라인 모임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직장인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배움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은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에 달려있다고 본다. 과거와 같이 단순히 ‘커뮤니티’라는 특성만으로 선택을 받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왜 이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해야 할 시점이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속시키고 싶다면 우리의 커뮤니티를 선택할 이유가 분명한 지, 충분한 팬덤을 형성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한 매출 뿐 아니라 이후의 Next Level까지 그려볼 수 있다면 위기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커뮤니티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