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40㎞' 허리케인 美강타…원유 생산 줄면 인플레 가중 우려

입력 2022-09-29 17:46
수정 2022-10-29 00:01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초강력 허리케인 이언에 따른 피해가 속출했다. 이언의 이동 경로에 오렌지 재배지가 집중된 탓에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오후 3시께 허리케인 이언이 플로리다 서부 해안 포트마이어스 인근의 섬 카요 코스타에 상륙했다.

최고 시속이 240㎞ 정도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이언은 4등급이다. 허리케인의 등급은 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고, 숫자가 클수록 위력이 커진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허리케인 이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플로리다 남서부 해안지역 일부에선 해수면이 18피트(약 5.5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언에 따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WSJ는 이언으로 인해 200만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고 전했다. 태풍으로 공항이 폐쇄되면서 최소 2160편의 항공편이 결항하기도 했다.

이언이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가 인상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아, 영양, 건강’ 회의 기념사에서 “태풍을 핑계로 기름값을 올리려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유가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시적인 태풍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언이 오렌지 재배지를 따라 이동하면서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도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오렌지 주스 선물은 5.5%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특히 플로리다주는 오렌지 나무의 녹화병으로 오렌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신영/김리안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