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가해자 징역 7년 확정

입력 2022-09-29 14:01
수정 2022-09-29 14:10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를 성추행한 전 공군 중사 장모씨(25)에게 징역 7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9일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와 군검찰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장씨는 지난해 3월 2일 부대원들과 저녁 회식을 한 뒤 복귀하는 차 안에서 후임인 이 중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건 이후 이 중사를 찾아가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말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군 검찰은 장씨의 강제추행으로 이 중사가 급성 스트레스를 겪는 등 3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고 봤다. 이 중사는 이후 동료와 상관의 2차 가해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5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 검찰은 장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1심을 맡은 군사법원 재판부는 이 중사에게 보낸 장씨의 문자메시지가 협박이 아닌 사과 행동이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강제추행치상 혐의만 유죄로 보고 보복 협박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2심에서 형량은 2년 깎였다. 2심 재판부는 "소외감 등 정신적 고통이 이어졌고 이런 사태가 군 내에서 악순환되는 상황 또한 극단적 선택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극단적 선택의 결과를 오로지 피고인 책임으로만 물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2심 판결 이후 군검찰과 장씨 측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처벌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날 선고 이후 이 중사의 유족 측은 "법이 피해자에게 너무 차갑다"고 비판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허위 사과를 가장한 보복성 문자를 군사법원이 증거불충분으로 면죄부 준 걸 대법원이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 중사의 어머니도 "법은 피해자인 우리 아이에게 너무 차가운 잣대를 들이댔고, 가해자에게는 너무 따뜻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