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풀리자 해외로…여행수지 적자 급증

입력 2022-09-28 18:21
수정 2022-09-29 02:07
지난 7월 여행수지 적자가 연초 대비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코로나19 입국 규제 완화로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급증하는 해외여행이 대외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여행수지는 올 1월 5억6200만달러 적자에서 7월 8억6010만달러 적자로, 53% 급증했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여행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7% 늘어난 42억5750만달러 적자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7월 출국한 해외여행객은 67만4022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561% 급증했다. 올해 1월(14만7434명)보다 4.6배 폭증한 수치다.

무비자 입국 등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이달 1~22일 하루평균 해외여행 예약 건수는 전월 대비 173.7% 늘었다. 엔화 약세와 맞물려 일본 여행이 1120% 폭증했다. 현재 원·엔 환율은 4년여 만에 100엔당 1000원을 밑돌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지급카드 이용 규모도 여행 부문 결제 증가에 힘입어 하루 평균 3조7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늘어났다. 여행업종 결제액은 이 기간 58.4% 확대됐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17.2%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 등과 맞물려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해외여행 급증이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경상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치면서 ‘환율 상승→경상수지 악화→환율 상승’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여행 증가는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여행수지는 경상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흑자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