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택시기사 취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시간제 근로계약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택시기사들의 심야 운행을 유도하기 위해 심야 시간 호출료도 인상될 전망이다.
당정은 28일 국회에서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회’를 진행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현재 충분한 택시가 있음에도 요금에 대한 차등적 적용이 되지 않아 택시기사들이 심야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택시 기사가 부족한 이유는 코로나19 기간 택시 수요가 줄어들자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택배 및 배달 업계로 인력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법인택시 기사 수는 2019년 10만2320명에서 지난해 7만5403명으로 3만명 가까이 줄었다.
법인 택시 기사의 취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시간제 근로계약을 도입해 ‘알바형 택시기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게 당정의 입장이다. 성 정책위의장은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법인 택시가 굉장히 많이 놀고 있는데, 택시 운행을 늘리기 위해 ‘시간제 알바’를 하는 분들도 일정한 조건이 되면 회사에 가서 일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야 탄력 호출료 인상에도 의견을 모았다. 성 정책위의장은 “호출료를 조정해서 야간 힘든 시간에 일하는 택시 기사들에게 보상을 해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택시 부제(의무휴업제) 해제 등도 추진한다.
다만 이런 방안이 현실적으로 연말 심야 택시 대란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기사들이 한 달에 200~300만원을 버는 상황에서 심야 시간대 호출료 인상 만으로는 시간제로 근무하려는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택시 기사들의 경우에는 평균 연령이 높아 야간 근무를 선택하기가 육체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9년 58.5%였던 60대 이상 택시 기사 비중은 지난해 67.1%까지 높아졌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택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타입1’ 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타입1은 렌터카를 빌려 운행하는 것 같은 형태로, 택시 면허가 없어도 운송사업을 할 수 있다. 매출의 5%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야 하고, 총량 규제(현재 420대)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타입1 허가 조건인 사회적 기여금을 감면해주고, 총량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택시 업계가 반대하고 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택시 시장을 보다 개방하는 차원의 플랫폼 택시 규제 개혁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다만 플랫폼 택시 규제 문제는 ‘타다’ 문제에서 보듯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에 긴밀한 소통 협의가 필요한 문제인만큼 다양하고 신중한 방법으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