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항만·공항, 中 수출거점 '맹활약'

입력 2022-09-28 16:42
수정 2022-09-29 01:06
한·중 간 해상·항공 복합화물운송 실적이 코로나19 사태 기간에 오히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확산으로 국가 간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중국발 수출 물량이 급증했는데 주요 도시와 공항이 폐쇄돼 한국의 항만과 인천국제공항이 수출거점으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해상·항공 복합화물운송은 중국발 수출 물건을 한국의 주요 항만까지 해상으로 옮긴 뒤 인천공항에서 항공편으로 미주나 유럽으로 운송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화물선은 주로 웨이하이, 칭다오, 옌타이, 다롄 등 중국 동부 해안의 항만에서 출발해 인천·평택·군산항으로 들어온다. 수출 물건은 다시 육상 경로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옮겨진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2018년 인천·평택·군산항에 들어온 해상·항공 복합 방식의 화물 물동량은 3만5215t이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 5만9862t(70% 증가), 코로나가 극성을 부린 2021년에는 6만919t(73%)으로 늘었다. 인천공항 전체 환적화물의 5%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2018년 1만9657t이던 인천항 복합화물운송 물동량은 2020년 3만506t, 2021년 2만5253t으로 증가했다. 2018년 2437t에 불과했던 군산항은 지난해 1만8837t을 기록해 무려 672% 늘어났다. 평택항도 2018년 1만3121t에서 2020년 2만71t으로 53% 증가했다.

한·중 복합화물운송 물동량의 증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가 간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수출 물량이 폭증했기 때문이라는 게 항공·해운업계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해상·항공 복합 운송 시스템을 이용하는 화주들의 수출 물품이 화장품, 전자제품 등 일상용품이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제로 정책에 따른 도시·공항 봉쇄도 한·중 해상·항공 운송 실적이 급상승한 이유로 꼽힌다. 미주·유럽으로 향하는 해외 노선이 부족한 중국의 지방 공항보다 한·중 해상·항공 운송 시스템을 이용하는 게 시간과 비용에서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정부는 한·중 복합화물운송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인천~웨이하이 간 RFS(트럭일관복합운송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양국 협상을 다시 시작하는 등 올해 안에 업무협약 체결을 목표로 뛰고 있다.

RFS는 한·중 카페리에 화물트럭을 싣고 인천항에서 하역작업 없이 인천공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해공(海空) 직항 서비스다. 정부 관계자는 “한·중 RFS 정책이 도입되면 수출품의 항만 하역, 차량 이동, 항공편 수속 등 중간 절차가 생략돼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