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20년간 200배 이상 증가하면서 76조원을 달성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음달 한국 ETF 시장은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2002년 10월14일 시작한 한국 ETF 시장은 4개 종목, 순자산총액 3552억원으로 시작했다. 이달 27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 종목 수는 622개로 155배 증가했으며, 순자산총액은 76조6850억원으로 215배 증가했다. 일평균거래대금은 개설 당시 343억원에서 올해 초 기준 2조8517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국가별 ETF 시장 규모와 비교해도 한국 시장은 상위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평균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올해 일일 평균(1~8월 기준) 21억5300만달러를 기록해 미국(1조5537억달러)과 일본(97억400만달러)에 이어 세계 3위였다. ETF 종목 수(8월말 기준)로는 독일(654개), 영국(620개)에 이어 611개로 세계 6위를 차지했다. 7위인 프랑스(327개)와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ETF 순자산총액은 인도에 이어 세계 12위권이었다.
법·규정 개정이 이어지면서 ETF 상품도 다양화됐다. 2006년 업종섹터형 ETF가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이듬해 해외 시장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상장됐다. 이어 2009년에는 인버스 ETF가, 2010년에는 레버리지 ETF가 선을 보였다. 2017년에는 액티브 ETF도 등장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존속 기한이 있는 채권형 ETF’가 새롭게 도입됐다.
올해 8월 기준 시장대표형 ETF 비중은 45.9%, 업종섹터형 ETF는 24.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채권형(14.7%), 전략·규모형(8.9%), 기타(6.2%) 순서다.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ETF 비중은 70.2%, 해외 자산형은 29.8%로 나타났다.
ETF를 통해 간편한 업종·테마별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도 늘어났다. 시장 초기인 2002년 ETF 거래대금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은 33.4%에 그쳤으나 2012년 42.4%, 올해 46.8%로 꾸준히 늘고 있다. 공모펀드에서도 ETF가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2012년 7.9%에서 올해 8월 기준 25.5%까지 늘어났다.
아울러 한국거래소는 ETF 시장 20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31일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ETF 자산운용사와 ETN 발행사, S&P다우존스, MSCI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고위험 ETF(레버리지·인버스 등) 상품의 속성 및 유의점을 투자시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 노력도 함께 기울여 왔다"며 "향후에도 홈페이지, SNS 채널을 통해 일반투자자 대상 ETF 교육·홍보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