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부터 미국 각 운용사에선 테슬라와 애플 등을 활용한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ETF)들을 내놓고 있다. 국내 운용 업계도 법 개정을 통해 단일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를 출시할 수 있게 된 가운데, 해당 ETF 도입 땐 시장 변동성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리 ETF 시장이 규모 대비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 비중이 다른 국가 대비 월등히 높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8일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ETF는 단기 매매를 통한 차익을 노리거나 특정 회사의 잠재적 이벤트나 시장의 움직임을 전략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더 큰 수익을 추구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일종목은 앞서 올 7월 미국 AXS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8종을 선뵌 이후 현지 각 운용사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달 26일 기준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23종의 단일종목 ETF가 거래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곧 관련 상품들이 나올 예정이다. 삼성·미래에셋·KB·한화·신한 등 상위 자산운용사들은 단일주식을 앞세운 혼합형 ETF 출시를 위해 종목 선정을 마치고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전자와 테슬라, 애플 등이 단일주식으로 포함될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레버리지·인버스 ETF 비중이 높은 만큼 시장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단 주장이 제기된다.
배 연구원은 "단일 종목 ETF는 종목 리스크 헤지용인 TSLH(Innovator Hedged TSLA Strategy ETF) 이외에는 대부분 레버리지 효과를 목표로 해서 출시된 상품들이기 때문에,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구조적 리스크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리밸런싱의 과정에서 단기적인 추세를 추종하는 거래를 실시한다"며 "지수에 대한 추종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일으키는 '리밸런싱 거래'는 지수의 등락률이 높을수록 그 변동폭이 확대되며 이는 국내 증시 자체의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고 짚었다.
배 연구원은 이어 "상품의 구조적 특성상, 개별 종목 익스포저를 확대를 위한 스왑 계약 등의 파생 전략을 구축하고 있어 종목 자체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높은 변동성과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며 "운용 보수도 평균 1.05%로 높은 편이어서 고보수율로 인한 우려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해외 관련 ETF의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은 점도 참고할 만하다. 배 연구원은 "테슬라 성과의 1.5배를 추종하는 TSLL(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과 테슬라의 인버스 1배 상품인 TSLQ(AXS TSLA Bear Daily ETF)를 제외하고는 운용 자산과 거래량이 유의미하게 크지 않아 아직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