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공지능(AI) 경쟁력 순위가 1년 만에 5위에서 7위로 두 계단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능력과 인프라 부문은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인재, 운영환경 등의 분야에서 점수를 잃었다.
영국 데이터 분석 미디어인 토터스인텔리전스의 글로벌AI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조사 대상 62개국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지난해 앞섰던 이스라엘(5위)과 싱가포르(6위)에 추월당하면서 순위가 두 계단 내려갔다. 1~4위는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가 차지했다. 토터스인텔리전스는 각국의 AI 역량을 조사해 매년 글로벌AI지수를 공개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등에 소개되는 등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7개 평가 부문 가운데 한국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기술 역량과 관련한 개발 능력으로 3위였다. 지난해에는 이 부문에서 미국에 이어 2위였는데 올해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인프라 부문은 6위였다. AI 특허 건수와 논문 인용 횟수 등이 포함된 연구 부문은 12위에 그쳤다.
한국이 취약한 분야는 인재(28위)와 운영환경(3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환경은 데이터 관련 규제 강도와 AI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비롯한 여론 등이 포함된 지표다. 직전 조사(50위)보다 18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상위권 국가와의 격차가 크다.
미국은 인재, 연구 수준, 개발, 벤처 현황 등 4개 부문에서 만점을 받으며 종합 1위를 거머쥐었다.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중국의 추격도 거세다. 정부 주도로 ‘AI 굴기’에 나선 중국은 인프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개발, 연구 수준, 정부 전략, 벤처 현황 등 4개 부문에서 2위에 올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에서 피인용된 AI 관련 논문 가운데 20.7%가 중국 논문이었다.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의 AI산업 규모는 2020년 1500억위안(약 29조8000억원)에서 2025년 4500억위안(약 89조2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