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총파업 싸늘한 여론에…노사 협상 '급물살'

입력 2022-09-25 17:38
수정 2022-09-26 00:55
시중은행 노동조합들이 가입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는 30일 2차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막판 협상을 위한 파업 철회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6일 1차 총파업 당시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참가율이 0.8%에 그치는 등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평균 연봉 1억원을 웃도는 은행원들의 파업에 여론이 싸늘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사측 대표기구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1차 총파업 이후 임금 및 단체협약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3일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 간 교섭도 열렸다.

임금 인상안은 노사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면서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금융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안을 당초 6.1%에서 5.2%로 낮췄다. 사측도 기존 임금 인상안(1.4%)보다 높은 2.4% 인상안을 제시했다. 금융노조는 주 36시간(4.5일제) 근로 도입도 지부 노사 협상을 통해 1년간 시범 실시하는 안을 냈다.

금융노조가 주장해온 해직 노조 간부의 복직도 이뤄졌다. 우리은행은 문병일 한국노총 서울본부 수석상임부의장이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이고 문 부의장을 즉시 복귀시켰다.

하지만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자산 매각 등 공공기관 혁신안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국책은행 노조의 반발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1차 총파업 당시 전체 조합원의 76%와 48%가 참석했다. 산은 지방 이전 등에 대해 뚜렷한 성과 없이 2차 총파업을 철회할 경우 이들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노조 집행부도 현실적으로 특정 지부 노조의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막판 협상 타결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