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전복사고로 응급실에 실려 간 아들에 음주여부 확인을 위해 채혈을 시도하는 간호사들을 향해 폭력을 휘두른 5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7단독 이지희 판사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해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작년 12월 7일 오전 1시13분께 김해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차량 전복사고로 중상을 입은 아들의 보호자로 찾아간 뒤 "내 아들한테 손대지 마라"고 하는 등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며 30분간 간호사 2명의 응급 의료행위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경찰이 아들에 대해 음주 여부 확인을 위한 채혈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화가 나서 간호사들에게 "XXX아, 음주 채혈하지 말라고"라며 욕설도 했다.
또 음주채혈키트가 담긴 철제 선반을 발로 차 해당 간호사들의 왼쪽 눈 또는 이마 부분에 맞게 하는 등 간호사 2명에게 2주 또는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응급실 근무 간호사 2명에게 상해를 가한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무겁다"며 "피고인은 2013년께 공무집행방해죄로 약식명령을 받고 2016년 같은 죄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동종 폭력성 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의 정도가 그리 중하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