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화그룹은 조만간 승계작업에도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한화와 합병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여기에 한화를 인적 분할해 방산·에너지부문, 금융부문, 유통·리조트 등 세 조각으로 나눠 삼형제가 가져갈 것이라는 일각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내년 3월 한화갤러리아를 인적 분할하기로 했다. 인적 분할은 회사를 세로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쪼개지는 기존 회사의 주주는 신설·존속회사 지분을 모두 확보한다. 한화갤러리아는 분할 직후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된다.
이번 분할로 한화솔루션 주주는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예컨대 ㈜한화는 한화 지분 36.35%를 확보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에 뭉쳐있던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한화가 따로 쥐게 되는 것이다.
㈜한화는 한화건설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한화가 건설을 흡수합병하면 한화생명 지분 43.24%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한화생명 주주는 한화건설(지분 25.09%)이고 한화는 2대 주주로 지분 18.15%를 보유 중이다.
일련의 사업재편으로 한화가 한화생명과 한화갤러리아 최대 주주로 직접 보유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사업재편을 놓고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승계 과정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태양광·방산·화학부문,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한화생명 등 금융부문,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호텔·리조트· 유통부문을 각각 관할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같은 승계 작업을 간결하게 하기 위해 한화솔루션에 뭉쳐있는 유통사업을 쪼개고, 한화가 한화생명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는 관측이 많다. 한화를 인적 분할하면 태양광방산 부문(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금융부문(한화생명), 유통·리조트부문(한화갤러리아) 등으로 쪼갤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적 분할 직후 삼형제가 각각 보유한 지분을 맞교환해 각각 부문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승계작업의 정지작업으로 ㈜한화와 한화에너지 합병이 진행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상무가 각각 25%를 보유한 회사다.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 지분 9.57%를 쥐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 등 삼형제→한화에너지→㈜한화→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흡수합병 직후 삼형제의 ㈜한화 지분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