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사진)이 사의를 밝혔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을 놓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빚은 마찰에 부담을 느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국토부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 들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형 공공기관장이 물러나는 것은 김현준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후 두 번째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였다. 임기를 7개월 남기고 물러나는 셈이다. 김 사장은 국토부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거쳐 2020년 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최근 도로공사는 국토부의 휴게소 음식값 인하 요구를 거부한 뒤 감찰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휴게소 음식값을 10% 내리자고 제안했다. 도로공사와 휴게소 운영 업체가 휴게소 음식업체들로부터 받는 수수료율(41%)을 낮춰 할인해주자는 게 핵심이었다. 이에 도로공사는 영업이익이 악화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도로공사 고위 임원들에 대한 고강도 감찰을 지시했다.
원 장관은 지난 21일 SNS에 “도로공사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공공연히 정부의 개혁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조직 혁신을 위해 민간위원들로 꾸려진 태스크포스(TF) 해체를 지시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김 사장의 퇴임 절차를 밟고 차기 사장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