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바이오, 일반청약 경쟁률 186대 1...바이오 IPO 청약 연이어 흥행

입력 2022-09-23 16:25
수정 2022-09-26 09:45
이 기사는 09월 23일 16: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신약 개발사 선바이오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거둔 흥행 실패를 딛고 일반청약에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선바이오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약 186대 1로 집계됐다. 청구 건수는 약 1만2500건으로 청약증거금은 약 1600억원이 모였다. 이날 오후 2시까지 60대 1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후 주문이 대거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아졌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전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선바이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1.9대 1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의무확약 비율도 4.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선바이오와 주관사 하나증권이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1만4000~1만6000원) 하단보다 20% 이상 낮은 1만1000원으로 제시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

올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대부분 일반청약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에이프릴바이오 5대 1, 루닛 9대 1, 보로노이 6대 1 등이다. 하지만 이번 달 20~21일 일반청약을 마친 알피바이오가 1518대 1의 경쟁률을 확보한 데 이어 선바이오도 넉넉한 수요를 모으며 바이오 IPO 기업의 청약 부진을 끊어냈다.

알피바이오와 마찬가지로 선바이오는 바이오 IPO 기업 중에선 드물게 흑자를 내는 기업이다. 선바이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페길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다. 페길레이션은 ‘PEG(폴리에틸렌글라이콜 고분자) 유도체’ 소재를 목표 물질의 표면에 붙여 약효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20억~30억원 안팎의 흑자를 냈다.

규정상 필요한 의무 기간보다 권한 행사 기간이 길게 부여된 환매 청구권도 일반투자자의 투자심리를 끌어낸 요인으로 꼽혔다. 환매 청구권은 상장일 이후 일정 기간까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주관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선바이오는 성장성 특례 제도를 활용한 만큼 의무적으로 일반투자자에게 6개월간의 환매 청구권을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이보다 긴 9개월을 제시했다.

선바이오는 오는 10월 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355억원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