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외환송금 10조…이석우 업비트 대표 "연관성 모르겠다"

입력 2022-09-22 17:04
수정 2022-09-22 17:09

국내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수상한 외환거래 자금 규모가 10조원대로 다시 불어난 가운데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거래소와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에 파악된 이상 거래는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이체된 자금이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이 대표는 22일 부산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22'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은행권에서 불거진 이상 외화 송금 문제가 암호화폐거래소와도 연관이 있다는데 현황을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은행에서 해외 다른 은행으로 현금이 송금되는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됐고, 그 중 일부 금액이 암호화폐거래소에서 나왔다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봤다"며 "현재 이뤄지고 있는 조사는 은행이 대상이기 때문에 업비트는어떤 상황이고 무슨 이슈인지 잘 모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업비트는 이상 거래가 의심될 경우 (은행과 당국에) 신고를 하고 자금 세탁 방지 의무는 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암호화폐 거래와 출금 사이에 이상 거래가 있었다면 은행에, (암호화폐거래소의 자금 세탁 방지 의무를 법제화한)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 이후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이미 신고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10개 은행의 외화 송금 추가 검사 결과 전체 의심 거래 규모가 72억2000만달러(약 10조1000억원), 관련된 법인은 82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은행권 자체 점검 결과 확인된 65억4000만달러(약 8조5000억원)보다 규모가 더 늘었다.

이상 거래 대부분은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국내 법인 계좌로 모인 뒤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였다. 국내와 해외의 암호화폐 시세 차이,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 거래로 추정된다.

한편 이 대표는 테라USD·루나 대폭락 사태와 관련, 루나 거래 수수료 수익 환원 방법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비트는 지난 5월 루나 사태로 인한 투자자 손실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약 65억 원 규모의 루나 거래 수수료를 투자자 지원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