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2차전지 재활용 사업 본격화…"2030년 매출 5조 목표"

입력 2022-09-22 11:55
수정 2022-09-22 13:25

㈜영풍이 미래 신사업의 하나로 2차전지 재활용(리사이클링) 사업을 본격 전개한다. 2030년에 2차전지 재활용 사업으로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영풍은 21일 열린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배터리·전기차 컨퍼런스 'KABC(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 2022'에서 '건식용융 재활용 기반 리튬배터리 리사이클 플랫폼'을 주제로 2차전지 재활용 기술·사업전략을 공개했다.

영풍은 2차전지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0월부터 ‘리튬배터리 플레이크(LiB Flake)’를 본격 생산한다. 리튬배터리 플레이크는 폐배터리를 팩·모듈 단위에서 파쇄한 것으로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전처리 공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들이 상당수 채택하는 습식 방식은 전처리 공정에서 폐배터리를 셀 단위까지 분리한 뒤 잘게 분쇄해 리사이클링의 원료인 블랙파우더를 제조한다. 불순물로 간주되는 배터리 케이스와 양·음극재의 집전체(Foil)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등 유가금속이 손실된다. 하지만 영풍의 플레이크 제조 방식은 배터리를 팩 또는 모듈 단위에서 파쇄하는 동시에 케이스와 집전체 등도 원·부원료로 사용한다. 그만큼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주요금속의 회수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영풍은 최근 경북 김천에 리튬배터리 플레이크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다음달에 여기서 생산된 리튬배터리 플레이크를 석포제련소의 공장에 투입해 리튬 등 주요전략소재를 시범 생산할 계획이다. 재활용에 필요한 전처리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금속 회수율을 극대화한 독보적인 기술 덕분에 가능한 생산이다. 영풍은 세계 4위 규모의 비철금속 제련소인 영풍 석포제련소를 운영 중이다. 여기서 쌓은 건식용융 회수 기술을 2차 전지 리사이클링 신사업에 적용, 상용화했다. 원료에서 제품까지 전 주기에서 획기적인 회수율과 경쟁력 있는 제조원가를 구현했다.

영풍의 건식 용융 리사이클링 기술은 리튬배터리 플레이크를 고온의 용융로에 넣어 녹이고 비산한 직후 먼지 형태로 각종 유가금속을 포집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니켈과 코발트, 구리, 망간을 95% 이상 회수할 수 있다. 습식 리사이클 방식 등으로는 회수가 어려웠던 리튬을 공정 첫단에서 집진 설비를 이용해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심태준 영풍 그린사업 전무는 “올해 완공하는 파일럿 공장을 바탕으로 2024년 연간 폐배터리 2만t(전기차 8만대분) 규모의 1차 상용화 시범공장을 준공할 것"이라며 “2030년 이후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연간 70만t 규모의 배터리 소재 원료를 생산해 5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