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증권사 해외대체투자 부실비율 빠르게 상승"

입력 2022-09-22 11:34
수정 2022-09-22 11:40

한국은행이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자산 가격 하락시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22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대체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보험·증권회사를 중심으로 관련 리스크를 점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2022년 6월말 현재 87.3조원(총자산 대비 6.7%)으로 전년말(79.9조원) 대비 9.3% 증가했다. 투자대상은 부동산 투자가 3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투자지역은 북미 지역(40.9%)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가운데 유럽(21.8%), 아시아(9.2%)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증권회사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2022년 6월말 현재 21.0조원(총자산 대비 4.3%, 재매각분은 제외)으로 전년말(20.5조원)과 비슷했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절반 이상(51.8%)을 차지했고, 북미 지역(45.3%)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의 해외부동산가격 조정은 주로 만기 3년 이내 자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회사의 3년 이내 만기도래 비중(44.2%)이 보험회사(15.9%)를 크게 상회했다. 후순위·지분성 투자일수록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증권회사의 후순위·지분성 투자의 비중(59.9%)이 보험회사(31.0%)를 크게 앞질렀다. 이에 따라 해외대체투자 자산의 요주의·부실 비율이 증권회사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글로벌 부동산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건전성 저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한은 진단이다.

한은은 또 대내외 여건 악화시 다양한 경로(투자약정 현실화, 환헤지 비용 증가 등)로 해외대체투자 관련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증권회사 해외대체자산중 6개월 초과 미매각분이 코로나 발발 시기 이후 5조원 이상으로 증가한 가운데 투자자산가치 하락시 이행해야 할 채무보증 관련 유동성 리스크도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환율 급등시 발생할 수 있는 해외대체투자 관련 환정산손실 보전(캐피털콜), 환헤지 비용 증가 등의 유동성 리스크도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보험·증권회사는 해외대체투자 확대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손실흡수력 및 유동성을 확충해 나가는 한편 정보비대칭성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체 점검 체계를 강화”해야한다고 권고했다. 또 “감독당국 등은 리스크 요인, 부실징후 등을 신속·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입수 및 리스크 점검 체계를 구축”해야한다고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