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해 “(가처분 인용 시) 3차 비대위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진석 모가지’가 달아난다면 ‘주호영 원내대표 원톱체제’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처분) 기각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달 판결 결과를 보면 아주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당 비상상황이 아니면 뭐가 비상상황이겠나”라면서도 “그래도 법원의 판단이 지엄한 것이니까 안 따를 도리가 없다”고 했다. 오는 2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3·4·5차 가처분 사건을 잇따라 심문한다. 3·4차 가처분은 각각 국민의힘 당헌을 개정한 전국위원회 의결의 효력 정지, 정 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 등이 주된 내용이고, 5차 가처분은 현행 비대위원 임명의결 효력 정지와 비대위원 6인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가 골자다.
정 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 시점을 ‘내년 2월 이후’로 못 박았다. 그는 “전대 당일로부터 50일 정도가 필요하다”며 “광역 단위 합동 연설, TV토론 등 일정을 역산하면 전대 준비위가 연말에 발족되는 등 아무리 일러도 내년 2월에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 혁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확대에는 우려를 표했다. 정 위원장은 “예비고사를 보고 국회에 출마하는, 선거직에 출마하는 그런 나라가 있느냐”며 “(6·1 지방선거 때) 큰 효과를 봤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PPAT는 이 전 대표가 내세운 핵심 정책이기도 하다. 지난 20일 경찰이 이 전 대표에 대한 성접대 의혹 및 알선수재 혐의 사건을 불송치한 것과 관련해서는 “불송치는 다 예상했던 것으로 성매매, 성상납은 시효가 지나서 당연히 불송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정 위원장이 주변에 알리지 않고 18일 차녀의 결혼식을 치른 사실도 뒤늦게 전해졌다. 결혼식에는 성 김(한국명 김성용)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축사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