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만7000여 개 슈퍼마켓을 대표하는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소송, 분쟁, 세무조사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해체 위기에 처했다.
송유경 수퍼마켓연합회장은 “최근 부산의 수퍼마켓연합회 물류센터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재건축 조합과의 소송, 국세청의 세무조사, 부산시와의 분쟁 등이 이어지면서 연합회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고 21일 밝혔다.
연합회는 부산시와 공동으로 세운 물류센터가 재건축정비구역에 포함돼 이전하면서 2016년 재건축조합으로부터 소유권 이전 소송을 당했다. 건물 매각 후 2021년엔 국세청의 갑작스러운 세무조사 후 부가가치세가 추징됐다.
송 회장은 “연합회가 문을 닫으면 전국 동네 슈퍼의 대량 공동 구매에 따른 값싼 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겨 소비자 불편도 생길 우려가 있다”며 “이달 말까지 내야 하는 부가가치세 3600만원을 납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데 이마저도 한도가 차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물류센터 건립과 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부산시도 부가세를 내야한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부산시측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수퍼마켓연합회 측을 도울 다양한 방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동네 수퍼의 입장을 대변하는 수퍼마켓연합회의 주수입원인 회비수입은 2015년 1200만원에서 올해 800만원으로 7년새 33%급감했다. 소속 50여개 전국 조합들의 회원 수퍼들도 같은 기간 전국 3만6000여곳에서 2만7000여곳으로 줄어 9000여곳이 폐업했다. 대형마트와의 치열한 경쟁, 온라인 배송시장 확대, 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이 컸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